안개 낀 바닷길 위의 등대
이보라_튀르키예어 봉사자 인터뷰
“5년간 체류했던 튀르키예와의 연결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통역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튀르키예는 저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거든요. 튀르키예 사람과 이야기하고, 대화를 하며 연결의 끈을 놓지 않고 싶지 않아 현지 드라마, 음악 등을 찾아보던 중 우연히 bbb 통역 봉사를 알게 되었어요.”
현지인의 도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험한 이보라 봉사자. 해외 체류 시절 그에게 인상깊게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 “한인유치원에서 봉사를 했었는데, 어느 한인 분께서 정말 궂은 일, 귀찮은 일 모두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현지인이 동행해주면 하루 만에 해결되는 일도 외국인 홀로 해결하려면 참 오래 걸리잖아요. 그런 불편한 상황에서 현지인과의 연결을 통한 문제 해결의 효율성을 경험하면서 통역 봉사가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어요. 마치 프리패스랄까요?!”

이보라 봉사자는 다른 언어에 비해 특수한 언어에 속하는 터키어를 봉사하는 덕에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새벽에도 전화를 많이 받았다. 송도 국제도시에 튀르키예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하던 사장님과의 전화를 통해 직원 고용 등의 문제를 통역하며 장시간 통화하기도 했다. 터키 해외팬이 아이돌 군입대 후 무작정 훈련소를 찾아 면회를 요구했던 일도 있었다. 최근 인천공항에서 늘어나고 있는 입국거절상황은 다소 힘들다고도 말했다.
“불법 취업 목적으로 입국하려는 사람들과 통화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해요. 통역 봉사는 이런 상황에서 주관적인 생각을 배제하고 그대로 전달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이 편도 티켓만 가지고 오거나 작은 여행 책자조차 없이 무방비 상태로 입국하곤 합니다. 제가 있는 그대로 통역을 하게 되면, 결국 이분들은 제 통역봉사를 통해 본국으로 퇴출당하는 상황이 발생하죠. 이런 경우에는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씁쓸한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보라 봉사자의 말을 통해 통역 봉사에서 오는 즐거움과 보람도 많지만, 심적인 부담과 책임감을 갖는다는 점이 느껴진다. 그만큼 진심을 다해 봉사에 임하는 그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에게 bbb란 ‘안개 낀 바닷길 위의 등대’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이기에,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인 사람들에게 등대가 되어주고 있잖아요. 다양한 색깔의 등대처럼, 파란 불빛이든 노란 불빛이든 그 하나의 불빛으로 저희가 함께하고 있으며, bbb는 그런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안전하게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15년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전공자가 아님에도 계속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전공을 했어도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잊혀지기 마련이니까요. 앞으로도 bbb 봉사를 통해 봉사자로서 양질의 통역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문 용어 공부 등으로 제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 이보라 봉사자는 15년 동안 꾸준하고 성실하게 튀르키예어 통역 봉사를 해오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2015년, 2016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의 연례포상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2022년에는 연례포상 ‘활동우수 동상’과 ‘인천공항 특임활동 우수상’을 받았고, 2024년에도 연례포상 ‘활동우수 동상’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